첫 DSLR이었던 캐논의 EOS 400D를 2008년에 구매했으니 벌써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생각해보면 처음 카메라를 샀을 때는 참 많이 찍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관심이 사라졌었다. 아들이 태어난 후 아들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기 위해 다시 카메라를 들었고, 오래된 보급기가 갖는 한계점을 극복해보고자 새로운 카메라를 알아보고, 최종적으로 캐논의 '보급형 풀프레임'이라는 EOS 6D로 결정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첫 포스트를 이 글로 시작한다.(아직 카메라가 배송 중인 관계로 사진은... 없다... ㅠㅜ)
내가 카메라를 살펴보면서 끝까지 고민했던 기종은 캐논의 풀프레임이지만 AF와 편의기능은 부족한 EOS 6D와 듀얼픽셀 AF, 틸트형 액정 등 다양한 편의기능으로 무장했지만 크롭바디인 EOS 70D였다. 결론적으로는 '좀 불편하지만 풀프레임으로 갈 것인가? AF 빵빵하고 동영상 촬영 잘 되는 크롭바디로 갈 것인가?'의 고민이였다. 일단 결론은 그래도 풀프레임... 이였다.
이제 막 시작하는 이 블로그에 까지 들어올 정도면 이미 풀프레임과 크롭바디, 각 기종의 성능 정도는 이미 많이 찾아봤을 것이기 때문에 (내가 그랬으니까...) 그런 내용은 생략하겠다. 기종을 결정할 때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① 목적, ② 가격과 성능, ③ 장기간 사용 가능성이였다. 여기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① 목적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목적이다. "나는 왜 새로운 카메라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과연 어떤 답이 나올까? 내가 가장 경계했던 부분이 '불필요한데, 이미 있는 카메라가 잘 되는데 굳이 비싼 돈 들여서 새로운 카메라를 구매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가?'라는 점이였다. 장비 구매의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부인을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목적이 더욱 중요했다.
내가 새로운 카메라를 필요로 했던 이유는 기존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 불가', 'ISO 1600에서의 높은 노이즈'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오래된 기종이기 때문에 당연히(?) 동영상이 안된다. 주 피사체가 아이인 만큼 사진도 많이 찍지만 동영상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동영상은 아이폰 5S를 이용해서 찍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동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동영상이 되는 카메라를 사고 싶었다. 노이즈 문제는 실내 촬영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셔터 속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ISO를 높여야 하는데 400D는 최대 감도가 1,600이다. 그리고 노이즈가 매우 심하다. 이 문제는 플래시를 이용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플래시를 달고 사진을 찍을려니 카메라가 너무 무겁다. 그리고 플래시로도 해결되지 않는 배경의 노이즈가 많아 새로운 카메라 구매를 결정했다.
또한 주 촬영 대상이 가족들이고 가끔 여행갈 때 풍경 사진 약간만 찍을 것이기 때문에 망원보다는 표준 영역의 사진을 더 많이 촬영하게 된다. 크롭바디가 풀프레임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갖는 부분이 망원효과인데 실내 인물촬영이 많은 내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오히려 약점으로 다가왔다.(집이 좁아서... ㅠㅜ)
내가 생각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목적은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새로운 기종으로 넘어가야지'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장비 기변을 고민할 정도면 이미 보급기나 중급기를 가지고 최소 1~2년 정도는 사진을 찍어본 사람들일 것이다. 셔터속도, 조리개, 노출, 심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을 것이고, 적극적인 사람들은 다양한 커뮤니티나 동호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활동을 하다보면 자꾸 주변 사람들고 비교를 한다는 점이다. 사진 잘찍는 누구는 무슨 카메라에 무슨 렌즈를 쓴다. 이 생각에 사로잡히면 나도 그 장비로 가야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혹시라도 이런 마음으로 기변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심사숙고 해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② 가격과 성능
일반적으로 가격과 성능은 절충관계(trade-off)에 있다. 센서가 크고 편의 기능이 많이 들어갈 수록 고가이고, 센서가 작고 편의 기능이 약하면 저렴하다. 일단 5D Mk3는 그 무시무시한 가격으로 인해 선택지에서 제외됐다.(병행수입품을 구매할 경우 6D와 50만원 정도 차이가 났는데... 정품에 대한 미련을 못버려서...)
결국 가격으로 봤을 때 선택지에 올라온 기종은 6D, 7D Mk2, 70D였다.(2016년 2월 18일에 80D가 공개되었으나 아직 시판되지 않은 관계로 70D로 비교를 했다.) 먼저 AF와 편의 기능 등으로 봤을 때 7D Mk2이 가장 훌륭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65개 올 크로스 AF와 듀얼픽셀 AF 기능이었다. 어차피 사용하는 모드는 조리개 우선(Av)와 수동(M) 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기능들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문제는 없었다. 요즘들어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아들을 찍기 위해서는 빠른 AF와 많은 측거점이 절실하게 필요했기 때문에 AF가 제일 눈에 들어왔다. 70D도 19개 올 크로스 AF와 듀얼픽셀 AF로 준수한 AF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6D는... 11개 AF만 있고, 이 중에서 크로스타입은 중앙에 1개 밖에 없다... ㅠㅠ ㅠㅠ... 정말 보급형 풀프레임이라고 하지만 너무했다 싶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용했던 400D도 어차피 중앙만 크로스타입이여서 적응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듀얼픽셀 AF는 동영상 촬영할 때 특히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고 하는데 이부분을 사용하지 못하는게 매우 아쉽다.
혹시라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풀프레임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난 7D Mk2 보다는 70D(혹은 80D)를 추천하고 싶다. 70D의 또 다른 장점은 회전형 터치스크린 액정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동영상 촬영 중에 액정을 보면서 초점을 맞추고 싶은 부분을 터치하면 듀얼픽셀 AF로 빠르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6D나 7D Mk2의 경우는 터치스크린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복잡한 절차를 통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
(AF와 관련해서는 아직 내가 궁금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더 공부해서 포스팅을 실시하고자 한다.)
6D의 기능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은 GPS와 WiFi였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GPS위치를 갖는 것이 사진을 분류하고 관리할 때 얼마나 편한지 실감해서 지금도 400D로 찍은 사진에 수동으로 촬영위치를 삽입하고 있다. WiFi는 어플을 통한 라이브뷰 원격촬영 때문에 끌리는 기능이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의 대부분에 아빠는 없다... ㅠㅜ... 그런데 삼각대와 라이브뷰 원격촬영을 활용하면 아빠까지 나오는 사진을 조금 더 찍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
③ 장기간 사용 가능성
이 부분도 가격, 성능과 어느정도 연계되는 부분인데... 일단 내 생각은 가용한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좋은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결론적으로 이득이라는 것이다. 나는 카메라를 구입하면서 앞으로 최소한 5년, 아마도 10년 이상은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크롭바디와 풀프레임 중 어느 것이 더 나은 선택이냐는 질문에서 어쩔 수 없이 풀프레임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지만 크롭바디를 구매했다면 아마도 2~3년 내에 풀프레임으로 가야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또 다시 기변을 고려하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ㅠㅜ 그리고 솔직히 말해 풀프레임을 한 번 써보고 싶었다. 사람들이 풀프레임 풀프레임 하는데 과연 얼마나 좋길래 풀프레임을 외치나 하는 궁금증도 있고, 내 사진과 다른 블로거들이 올리는 사진을 비교해보면 약간 갑갑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그 부분을 보완해보고 싶었다. 과연 올바를 선택이였는지는 앞으로 1년 정도 지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상이 내가 6D를 구매하면서 고민했었던 부분이다. 목요일 쯤 도착할 것 같은데 빨리 받아서 찍어보고 싶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사진도 첨부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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